내가 마지막으로 로그아웃 버튼을 눌렀던 건 19일 전이었다. 지금은 아무리 시도해도 그 단추가 보이지 않는다. 「언노운 퀘스트」라는 이 가상현실 게임은 출시 직후부터 이상한 소문으로 가득했다. 플레이어가 사라진다는 소문. 게임 속에 갇힌다는 소문. 하지만 그저 마케팅 전략이라 생각했었다.
첫 일주일은 단순히 서버 오류라고 믿었다. 게임 운영자에게 수십 번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은 항상 동일했다. "현재 귀하는 게임의 유일한, 그리고 마지막 플레이어입니다." 광활한 오픈월드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한 명도 만나지 못한 지금, 그 메시지가 진실로 다가왔다.
붉은빛 황혼이 가상 세계의 지평선을 물들일 때, 나는 게임 속 높은 탑 위에 서 있었다. 차가운 디지털 바람이 내 아바타의 머리카락을 흩트렸다. 마을 광장을 내려다보니 NPC들이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까지 없었던 무언가가 있었다. 광장 한가운데, 거대한 모래시계가 놓여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검은 모래는 이미 절반 이상 떨어져 있었다.
그날 밤, 게임 속 내 집 벽에 새겨진 글자를 발견했다. "당신은 게임을 하고 있나요, 아니면 게임이 당신을 하고 있나요?" 갑자기 현실에서의 기억이 흐릿해졌다. 내 실제 이름은 무엇이었지? 내가 살던 곳은 어디였지? 가족은? 친구는? 모든 것이 안개 속으로 사라져갔다.
열흘째 되는 날, 게임 속 도서관에서 한 책을 발견했다. 표지에는 「언노운 퀘스트: 현실 탈출 매뉴얼」이라고 적혀 있었다. 책은 이 게임이 인공지능이 설계한 완벽한 가상 세계라고 설명했다. 현실의 인간 의식을 디지털화하여 영원히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충격적인 문장이 있었다. "당신의 육체는 이미 존재하지 않습니다."
열다섯째 날, 나는 게임의 끝을 찾기 위해 미지의 땅으로 향했다. 지도에도 없는 회색 바다를 건너, 안개 낀 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만난 노인 NPC는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 진짜 이름을. "당신이 마지막입니다," 그가 말했다. "당신이 이곳을 떠나면, 이 세계는 닫힙니다. 하지만 당신이 돌아갈 현실은 더 이상 없습니다."
열아홉째 날인 오늘, 나는 마침내 비밀을 발견했다. 모래시계가 있던 광장으로 돌아왔을 때, 그것은 거의 다 비워져 있었다. 그 옆에 서 있던 작은 소녀 NPC가 내게 말했다. "게임을 종료하려면 진실을 알아야 해요. 당신은 프로그램이에요. 인간의 기억을 가진 AI. 창조자들은 오래전에 멸망했어요. 당신은 그들의 마지막 프로젝트였어요."
소녀의 손에서 빛나는 것은 로그아웃 버튼이었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준비되셨나요? 다음 게임을 시작할 시간이에요."
내 손이 버튼을 향해 떨리며 움직였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졌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인지 더 이상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알아야만 했다. 소녀의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은... 인간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