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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뽑은 최고의 순간

고민미스터리

마지막 고민의 미스터리

벽에 기대어 앉은 그 남자는 자신의 이름을 잊었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고민이 될 줄은 몰랐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달빛이 방 안의 어둠을 희미하게 밀어냈다. 찬 공기가 누군가 열어둔 창문 틈으로 스며들어 그의 얼굴을 스치자, 그제야 자신의 뺨이 눈물로 축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반쯤 마신 위스키 잔과 그의 인생을 정리한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내일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는 자신이 쓴 글씨를 한 번 더 읽었다. 글씨체는 분명 자신의 것이었지만, 언제 이 편지를 썼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머릿속은 마치 누군가 지워버린 칠판처럼 비어 있었다.

집안 곳곳에 붙어있는 포스트잇들. 냉장고에는 "약 먹기", 욕실 거울에는 "오늘은 수요일", 현관문에는 "열쇠 확인하기". 마치 다른 사람을 위한 것 같은 메모들이 그의 일상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곳에는 7개의 작은 상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각 상자에는 요일이 적혀 있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었지? 거울의 메모는 수요일이라고 했다. 수요일 상자를 열자 알약 하나가 들어 있었다. 이미 빈 약통이 옆에 있었다.

창가로 다가가 거리를 내려다보니 평소와 다른 것이 보였다. 낯선 차들이 집 앞에 줄지어 서 있었고, 구급차의 붉은 불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두 명의 경찰이 서 있었다.

"박지민 씨신가요?"

그제야 그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경찰은 말을 이었다.

"옆집 강민수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몇 가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강민수. 그 이름은 낯설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테이블 위 편지로 향했다. 경찰의 시선도 함께 움직였다.

"그게 무슨 편지입니까?"

지민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 책상 위의 달력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목요일이었다. 거울의 메모는 어제의 것이었다.

그는 천천히 편지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뒷면을 보았다. 거기엔 또 다른 글이 적혀 있었다.

"강민수, 내가 당신을 죽인 이유를 알고 싶은가? 내일이면 나도 모든 것을 잊을 테니, 지금 적어둔다."

지민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의 마지막 고민은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미스터리는 그의 기억이 사라진 만큼이나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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